THO 10. Importance of Quality of Hiring Process
제가 구직 기간 동안 여러 회사들의 채용 프로세스를 거치면서 느낀 점이 하나 있습니다. 어떤 조직이 사람을 채용하는 프로세스의 퀄리티와 그 조직 자체의 퀄리티 사이에는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The method is needed¶
특히 개발자와 같은 기술을 다루는 직군의 경우, 회사가 어떤 식으로 지원자의 기술력을 평가하는지를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저렴한 비용으로 다수의 평가자를 걸러내는 용도인 코딩테스트와는 별개입니다.
어떤 회사의 경우 화이트보드를 주고 주어진 아키텍쳐를 설계하는 일련의 과정을 직접 보기도 하고, 어떤 회사의 경우 며칠 정도의 기간을 주고 그 안에 어떤 내용을 구현하는 숙제를 내기도 합니다. 지원자가 목표하는 포지션이 인턴이든, 주니어든, 시니어든, CTO급이든 간에, 해당 인원을 평가하는 구체적인 방법이 간소하더라도 있어야 합니다.
만약 회사가 그런 과정 없이 당신을 선발하려고 한다면, 그 회사(혹은 그 팀)는 다른 누군가의 기술적 수준을 평가할 역량이 없거나, 혹은 그런 비용조차 부족한 매우 척박한 환경일 수 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접촉했던 어떤 회사는 구체적인 기술 평가를 하지 않고 대충 1시간 정도만 대화해본 뒤, 저를 다음 단계로 패스시키기로 결정했었는데, 당시에는 의아했으나 결국 입사를 하고 나서야 해당 팀의 팀원들이 다른 누군가를 기술적으로 평가할 역량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런 팀에 들어가서 팀의 모든 기술적 부채를 떠안고 제품의 기술적인 측면을 리드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고, 제가 당시 느낀 기분은 말 그대로 절망이었습니다.
Clear criterias¶
회사에서 지원자를 평가하는 기준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특히 회사의 분야와 관련이 있는 어떤 시나리오를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런 것들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컴파일하고 실행하는지를 알려주는 README(혹은 instruction)문서와 완성된 코드를 요구하는 과제를 주는 회사가 일반적으로 좋습니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 모든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그런 고비용 평가를 할 수는 없고, 코딩테스트라던가 이력서 심사를 통해 선발된 사전 인원들에 대해서만 진행하겠지만요.
실제로 면접자가 아닌 면접관의 입장으로 채용 프로세스에 관여하다보면, 컴파일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과제를 제출하는 지원자도 있고, 인터넷에서 아무 맥락 없이 코드를 맹목적으로 복붙하는 지원자도 있고, 심지어 코딩테스트에서 예의없는 말투로 문제에 대해 불평하는 주석("이 부분은 코딩하기 귀찮다"라고 적어둔 게 기억에 남습니다..)을 다는 지원자도 있었습니다.
지금 위의 예시들은 나름 극단적이지만, 꽤나 구체적인 채용 평가 프로세스를 진행하다보면 이러한 기준 미달 지원자들을 더 쉽게 걸러낼 수 있게 됩니다.
좋은 채용 프로세스의 필요성을 길게 적어보았습니다. 요즘 쓰는 글 중에서는 길이가 좀 짧은 편이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