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 15. Another Time Attack by AI
THO-14에서 인공지능에 관한 글을 쓰고 THO-4에서 근미래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한민국 경제의 추락에 의한 타임어택에 관한 글을 썼는데, 두 글의 주제와 유사한 글을 1번 더 쓰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한 타임어택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The mega layoff is coming¶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한 미래의 대규모 실업은 많은 사람들에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미래입니다. 이미 첨단 공장에서는 사람의 손이 아닌 자동화된 기계들이 정밀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런 기계를 관리하는 사람 관리자는 아직 있지만요. 그리고 저는 지능적인 일에서조차 대부분의 인간의 생산성이 대량생산이 가능한 인공지능에게 밀리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eople are unable to confirm external info¶
지금도 프로그래밍 관련 오픈톡방 같은 곳을 보면, GPT가 말하는 사실을 스스로 검증할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 꽤나 보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정보들과 그 해답을 (어느 정도) 스스로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고, 그런 측면에서 저는 현 세대의 인공지능(o3-mini 등)들이 이미 상당수의 일반인들보다 (지능 측면에서) 생산성이 더 높은 지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커버하는 "쉬운 지식"의 범위는 더욱 넓어질 것이고, 사람들은 인공지능을 통해서 더욱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결과물들을 검증하고 감독할 능력이 대부분의 사람들한테는 없을 것이고, 이는 전체적인 생산과정에서 사람들의 쓸모가 점점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Current AI models are able to do inference¶
최근 제 블로그에 출제한 브레인 티져 퀴즈들을 지인이 보더니 ChatGPT o1 pro한테 넘겨주더니 전부 다 풀어버린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Caption
위 스포일러는 QUIZ-3을 신속하게 풀어버린 ChatGPT의 대화입니다. 참고로 문제는 텍스트 형태가 아닌 캡쳐 사진의 형태로 전달되었습니다.
물론 위의 문제는 깔끔하고, 답을 찾을때부터 정답이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접근하는 것들이지만, 저는 실제 세계에서 사람들이 해결을 시도하는 답이 없는 문제들에 대해서조차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나은 해결법 혹은 approximation을 제공해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사람들은 의무교육과정(초/중/고)과 학사과정 초반부에서도 대부분의 경우 답이 있는 문제들만을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긴 시간을 학습하여 어느 정도 궤도에 도달했을 때, 직장생활 혹은 석박사과정 도중에서 실생활에서 답이 없을 수도 있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게 됩니다.
저는 인공지능이 이러한 길을 매우 빨리 통과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AlphaFold 같은 인공지능들이 박사급 인력들이 활동하는 연구의 최전선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으며, Manus 같은 AI 에이전트는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The "idea" won't be the key anymore¶
AI로부터 산업 자체가 일반인의 눈으로 봤을 때도 알아보기 쉬운 지각변동이 생긴 케이스는, 아마도 일러스트레이팅 같은 상업예술이 가장 대표적일 것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의뢰해서 그들이 1주일 정도 고생해서 그리는 그림은 비싸고, 생산량도 많지 않습니다.
한편 AI한테 그러한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면 매우 저렴한 비용에 1분당 수십장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그림 인공지능은 Midjourney, DALL-E 등이 있을 것입니다. 한달에 몇만원 정도만 결제해도 정말 수려한 퀄리티의 그림을 엄청나게 많은 양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반발하여 예술업계에서는 "AI가 인간의 창작물을 그대로 카피한다" 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Suno AI 같은 일부 AI 서비스들은 이미 거대 음반기업들에게 줄소송을 당한 상태이고, 이외에도 예술업계에서 저작권이나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법들을 강화시키려는 시도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The current state of art industry is the future of almost every businesses¶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뽑아내는 어떤 비즈니스 아이디어들의 미래는 이러한 상업예술업계가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질적으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창의성"이나 "독창성" 같은 것들은, 그렇게 숭고한 게 아닌, 연산으로 표현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Disclaimer
저는 인공지능 모델을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이 주장에 대한 엄밀한 수학적인 근거 같은 것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공지능은 본질적으로 어떤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련의 함수인데, 그걸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는 것은 수학으로 치면 calculus의 기초 연산들이 막 개방된 그런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의 본질은 좋은 아이디어를 저렴하게 구현해서 팔아먹는 것이며, 이것은 순수예술이 아니라 상업예술에 가깝습니다. OpenAI처럼 리서치 로직이 독보적이거나, 퀀트투자회사들처럼 로직이 아예 숨겨진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비즈니스들은 "이러한 행동을 하면 저런 결과가 나온다" 같은 로직이 아주 잘 드러나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단순한 케이스는, "떡볶이집에서 돈을 내면 떡볶이 요리가 완성되어 테이블로 나온다"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로직들은 코드가 공개되어 있지 않더라도 카피하기가 매우 쉽습니다. 그리고 AI의 출현으로 이런 "카피가 가능한 로직의 수준"은 매우 높아질 것입니다.
실제로도 대한민국에서 아무 기술/지식 베이스가 없는 사람들이 몇 천만원 정도만 들고 있으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자영업은 레드오션이며, 망하지 않고 유의미한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로직은 이러한 수준에서 멀리 가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The amount of resources will be more important¶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의 지능과 아이디어라는 것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메리트가 점점 줄어들게 되면, 비즈니스를 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이 될까요? 저는 "얼마만큼의 물리적/사회적 자원과 법적 허들을 확보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 쿠팡은 대한민국의 물류 인프라를 대규모로 확보해놓은 상황입니다.
-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아주 많은 사용자가 활동하는 플랫폼을 가진 상황입니다.
- 김앤장 같은 로펌은 법률 조언을 정식으로 줄 수 있는 사업자이며, 변호사가 아닌 사람은 법적으로 법률 조언을 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누군가가 좋은 아이디어로 좋은 MVP를 만들어서 시장에 공개했는데, 일주일 뒤에 경쟁 대기업이 나타나 해당 MVP를 통째로 카피하면서 동시에 지금 기술력으로는 2년이나 걸리는 각종 트래픽 스케일링 패치를 진행해서 1000만명이 사용하는 플랫폼의 보조 서비스로 내놓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롯데헬스케어가 스타트업 알고케어의 아이디어를 탈취한 사건은 이미 한창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근미래의 생산력의 극단적인 발전은 이런 불공정한 현상을 규모와 질적인 측면 모두 가속화할 것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자원과 법적 허들을 많이 확보해놓은 기득권 회사들이 가지는 포지션 어드밴티지는 엄청날 것입니다.
Therefore, the time attack started¶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일반인이 어떤 비즈니스를 시작해서 성공시킬 수 있는 세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봅니다. 지금 30대들은 어쩌면 스타트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마지막 세대로부터 1~2세대 이전 정도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